Issue 43

June, 2024

학술대회 회고록

Achieving the Next Level, KSCCM-ACCC 2024를 마치며

  • 작성자

    조영재
  • Issue 43

    2024-05
  • 소속

    서울의대 호흡기내과

우선 이제 막 임기를 마친 지난 학회 이사회에서 학술이사를 맡으면서 코로나 팬데믹을 끝내고 새롭게 오프라인 학술대회를 준비해야 했던 2년 전 이맘 때가 문득 떠오른다. 팬데믹을 겪으며 학회가 떠안게 된 국내외적인 여러 상황들을 생각했을 때, 오프라인으로 시작하는 학술대회는 전과 달라야 했기에 2023년 장소부터 날짜, 형식에 이르기까지 많은 변화를 주었는데, 다행히 많은학회원으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을 수 있었다. 하지만 작년 학술대회가 끝난 이후 상대적으로 후원 대비 지출 역시 적지 않았던 탓에 좋은 반응을 얻었던 결과가 조금 상쇄되기도 했는데, 해서 장소나 형식은 유지하되 올해 학술대회에서는 작년보다 조금 더 긴축 재정으로 운영해서 향후 학회 운영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것이 유일한 목표였었다. 하지만, 정부의 의대증원 도발로 촉발된, 젊은 의사들의 사직 및 예비 의사들의 휴학으로 인한 의료대란 이슈로 시작하기도 전부터 전혀 예상치 못한 암초에 부딪히게 되었다.



(2024년 학술대회 Opening Ceremony)


그 첫 여파가 다름 아닌 워크샵의 축소였다. 작년 학술대회가 끝난 이후 들어온 여러 피드백 중에서 수련 받는 전공의, 전임의들을 위한 기본적인 워크샵도 있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어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기계환기/ECMO 시뮬레이션 워크샵은 등록 저조로 일찍 취소했고, 해마다 명맥을 잘 유지해 왔던 중환자초음파 워크샵도 현장 진료에 대한 부담이 컸던 강사진들의 상황을 고려해서 역시 마찬가지로 안타깝지만 올해는 한번 쉬는 것으로 결정하게 되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도관리 워크샵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이번에 강사진들을 위해 일부러 따로 맞춘 유니폼까지 멋지게 입은 모습으로 훌륭히 행사를 마무리 해 주셨는데, 이번 기회를 빌어 작년에도 학술간사로 너무 많은 수고를 해 주셨던, 기도관리 워크샵 디렉터 김정민 교수님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앞으로 우리 학회 워크샵은 이제 어느 정도 고정된 프로그램들이 완성이 되어서 2년 정도를 주기로 돌아가면서 진행이 될 수 있을 것 같고, 향후 학회원들의 술기 능력을 향상, 고취시키는데 실질적으로 많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가 된다.




(2024년 4월 24일 (수) 13:00-17:00 Pre Congress / Airway Workshop)


올해도 학술대회에 접수된 초록 편수나 현황을 보면 다양한 아시아권 나라에서 초록을 접수하고 실제로 참석을 해 주고 있는데 학술대회를 국제화한 이후 이제 명실상부한 아시아를 위한, 아시아를 대표하는 중환자 국제학술대회로 우리 학술대회가 점점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작년에만 해도 혹시나 국제 학술대회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면 어쩌나 싶은 생각도 했었는데, 이제 그런 걱정보다는 어떻게 하면 좀 더 실질적인 참석자들을 더 늘릴지, 특히 아시아권 참석자들의 현실을 고려해서 올해는 구연 발표자들을 위한 Travel Award 수도 조금 더 늘렸는데 앞으로 이런 혜택들이 당분간은 좀 더 늘어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뿐만 아니라, 기본적으로 오랫동안 우정 이상의 관계를 맺어온 일본학회와의 공동행사 외에 대만학회와의 교류도 조금 더 구체화되는 자리가 올해 있었는데, 특히 올해는, 대만에서도, 일본에서도, 그리고 이번 우리 학술대회에서도 3개국이 함께 아시아권 중환자의학의 발전과 성장을 고민하는 자리가 있었던 만큼 추후에도 계속 지속적인 교류의 장이 마련되었으면 좋을 것 같다.



(Plenary Session VI / 연자: Moritoki Egi , 패널: Tony Yu-Chang Yeh)


(Plenary Session VI / 연자: Moritoki Egi( / 패널: Tony Yu-Chang Yeh, 이상민 교수 / 좌장: 서지영 교수)


특히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중환자 쇼룸”은 총무, 학술 두 간사님들의 헌신과 노력의 결정체이기도 했는데 아직 실제 평가 결과를 확인하지 못해 조심스럽지만, 적어도 현장의 분위기를 보았을 때 우려와 달리 매우 좋은 반응과 함께 큰 성공을 거두지 않았나 싶다. 기존의 후원업체들이 본인의 부스에만 산발적으로 전시를 하던 것들이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명 해외 가구업체 매장에서 하는 방식을 차용해서 실제 우리가 병원에서 환자들을 직접 보는 것과 같은 모습으로 다양한 중환자를 위한 진단, 치료 재료 및 장비들을 현장감 있게 모아 놓으면 훨씬 더 좋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서 출발한 기획 의도였는데, 특히 마지막에 해외 가상현실 장비회사도 추가됨으로써 명실공히 “Next Level”이라는 학술대회 슬로건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쇼룸 구성이 될 수 있었던 같다. 학술대회를 성공적으로 잘 치르기 위해서는 당연히 많은 후원업체들의 지원은 필수불가결한데, 내년부터는 애초 의도했던 대로 후원업체들 또한 좀 더 능동적으로 학술대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쇼룸에 아이디어도 직접 제안하고 소위 “큐레이팅”에도 직접 참여함으로써 거꾸로 학회원들로부터 평가 및 시상을 받는 그런 자리로 거듭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쇼룸 내부 전시 모습)


훌륭한 해외 연자들의 기조 강연들, 평소에는 쉽게 접하기 힘든 주제들에 대한 잘 정리된 심포지엄 발표들이 학술대회의 큰 틀을 구성하는 중요한 부분이지만, 개인적으로 실제 학술대회의 진정한 핵심이자 궁극적인 목적은 다양한 주제들의 초록 발표라고 생각했기에 양질의 초록이 많이 접수되어 좋은 구연과 활발한 포스터 발표가 진행되는 것에 2년간 역시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학술대회 초록 온라인 심사시스템은 이제 안정적으로 구축이 되었고, 특히 두꺼운 종이 초록집과 공간만 차지해 종종 썰렁함을 초래하기도 했던 현장 포스터 발표 대신 가독성을 높인 E-포스터 “Viewing” 시스템 및 집중도를 향상시킨 포스터 “Discussion” 시스템을 이번 학술대회에 도입을 했는데 여기에 대한 참석자들의 반응이 어떨지 사뭇 궁금하다.



(포스터 디스커션 발표현장)


특히 구연의 경우, 최우수 초록의 경우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사전 심사에서 우선 선발된 10개의 초록을 대상으로 해외 및 국내 위원으로 구성된 4인의 심사위원단이 현장에서 실제로 발표를 들으면서 최종 평가를 내린 결과로 결정을 하게 되었는데, 단순히 접수된 초록만 보고 평가를 내리는 것과 달리 현장 평가를 통해 최우수 초록이 결정되는 과정이 좀 더 학술대회라는 현장감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올해 직접 심사위원으로 참석을 해 보니 현장에 참석하는 해외 연자들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분들을 위해 사전에 좀 더 정보를 더 제공해 드리고 더 좋은 심사를 하실 수 있도록 안내자료도 미리 드리는 것이 좋을 것 같고, 특히 우리나라에서 이런 수준의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참석한 해외 연자들에게 직간접적으로 알려주는 계기도 되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들었던 것 같다.



(Best Abstract Award 발표 후, 좌측부터 조영재, John G. Laffey, 초록 발표자 9명, Madiha Hashmi, 나성원 교수)


결과적으로 학술대회 시작 전 예기치 않게 부딪혔던 암초는, 올해 학술대회에서는 “학생 및 전공의 무료 등록”이라는 방법으로 비교적 무난히 해결을 할 수 있었던 것 같고 덕분에 그간 크게 신경 쓰지 못했던 학술대회에서의 학생과 전공의들의 참여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중환자의학 영역에는 여러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공존하는 만큼 처음 등록을 받을 때부터 다양한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도 미리 고려해야 할 것 같고, 특히 올해 동물을 대상으로 하는 수의 중환자의학 분야 발표자를 초청하면서 해당 분야의 학생들도 많이 왔었는데 향후 좋은 교류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 지난 2년간 너무 좋은 장소에서 원 없이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가며 큰 행사를 무사히 치를 수 있었는데 물심양면 도와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고, 특히 학회 사무국 직원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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