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현장의 디지털 혁신, 인공지능 기반의 의무기록 작성 모델 개발
작성자
양지현Issue 44
2025-10소속
세브란스병원 의무기록팀최근 생성형 AI와 대형 언어 모델(LLM)의 급속한 발전으로 의료분에서도 AI 활용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 의정 갈등으로 의료인력 부족이 더 심화되고, 각종 평가 기준에 따른 의무기록 작성 및 관리 부담도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어 의무기록 영역에서도 AI 도입에 대한 요구도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이에 세브란스병원과 파이디지털헬스케어가 공동 개발한 인공지능 기반의 의무기록 작성 모델‘와이낫(Y-KNOT; Your Knowledgeable Navigator Of Treatment)’을 EMR 시스템에 적용하였습니다. 이 모델은 임상 현장의 실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된 한국어 특화 LLM로 의료진의 기록 작성 업무 부담을 줄이고 진료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되었습니다.
Y-KNOT 개발 진행을 위해 의무기록위원회 산하에 TFT를 구성하고 모델 개발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였습니다. 전공의 부재로 인해 가장 시급한 기록부터 Y-KNOT을 적용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이에 따라 응급실 퇴실기록과 마취통증의학과 수술 협진회신서를 우선 개발 대상으로 선정하였습니다.
작년 5월부터 본격적인 모델 개발을 시작하였고, 대상 기록의 데이터를 분석한 후 모범기록을 선정하여 학습 데이터로 활용하였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학습용 데이터셋과 EMR 작성 형식을 정의하였으며, 모델 개발 단계마다 임상의들과 테스트를 진행하여 검증을 거쳤습니다.
8월부터는 Y-KNOT 모델을 EMR에 실제 연동하고 화면 개발을 진행하였으며, 11월에는 응급실 퇴실기록에 1차 적용을 완료하였습니다. 올해 3월부터는 마취통증의학과 수술 협진회신서에도 적용을 확대하였고 올해 안에는 입원기록, 경과기록, 퇴원요약 등으로 단계적인 확대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모델 학습을 위해서는 먼저 학습용 데이터인 input data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이 정의된 input data를 기반으로 기본적인 모델 학습이 이루어지며, 이후 각 임상과 및 질환별 특성을 반영하여 fine-tuning을 통해 모델을 조정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모델을 통해 생성된 의무기록 내용은 사전에 정의된 output data 기준에 따라 표준화된 서식과 항목 형태로 EMR에 연동됩니다.
Input data는 기준 정의 마스터에 따라 제공되며, 해당 기준에 따라 데이터 선별, 가공, HL7 FHIR로 표준화 등 전처리 과정을 거쳐 학습 데이터 형태로 변환됩니다. 이후 Y-KNOT 플렛폼에서 LLM 모델 학습이 진행되며, 모델 튜닝 및 최적화 과정을 통해 output data가 정의된 형식에 맞춰 EMR에 연동 및 반출됩니다.

(그림 1. Y-KNOT 모델 개발 및 시스템 구성 예시)
의무기록 초안이 생성되는 프로세스는 다음과 같습니다.
응급실 퇴실기록은 처방을 기준으로 처방 시점에 실시간으로 생성 요청이 이루어지도록 정의하였으며, 마취통증의학과 수술 협진회신서는 협의 진료 의뢰가 발생한 경우 수술 당일 새벽에 생성 요청이 이루어지도록 배치 방식으로 설정하였습니다.
이러한 생성 요청 이벤트는 EMR 서버 및 중계 서버를 통해 전달되며, 기준 정의된 input data에 따라 환자 데이터가 수집됩니다. 이후 Y-KNOT 플렛폼에서 해당 데이터를 전처리한 뒤, LLM 서버에서 모델 추론이 진행됩니다. 추론 결과는 후처리 과정을 거쳐 중계서버를 통해 EMR 서버로 전달되며, EMR 화면에서 생성된 내용을 확인하고 기록으로 저장하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그림 2. 의무기록 초안 생성 프로세스 예시)
응급실 퇴실기록과 수술 협진회신서의 실제 EMR 적용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응급실 퇴실기록은 의사가 ‘퇴실기록 생성’처방을 입력하면, 해당 처방을 기반으로 응급실 퇴실기록 서식을 열었을 때 화면 왼쪽에 floating memo 형태로 자동 생성된 초안이 표시됩니다. 의사는 이 초안 내용을 확인한 후 전송 버튼을 누르면 해당 내용이 서식의 output 항목에 입력됩니다. 이후 내용을 검토하고 필요한 부분을 보완한 뒤 전자서명을 진행하여 최종 기록으로 저장하게 됩니다.
수술 협진회신서는 작성 프로세스에 따라 [협진관리] 화면에서 생성 여부가 표시되도록 하였습니다. 협의 진료 의뢰가 발생한 대상에 대해 수술 당일 새벽에 일괄 배치 방식으로 자동 생성이 이루어지며 해당 수술 협진회신서가 Y-KNOT을 통해 생성되었음을 [협진관리] 화면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의사가 수술 협진회신서 작성 서식을 열면 화면에 floating memo형태로 자동 생성된 초안이 표시되며 사용자는 초안 내용을 확인한 후 전송하여 해당 내용을 기록으로 저장하게 됩니다.

(그림 3. 의무기록 초안 적용 EMR 화면 예시)
<향후 계획 및 과제>
Y-KNOT의 성능 평가에서 완결성, 정확성, 간결성, 임상적 유용성 측면에서의 사용자 만족도는 80%이상으로 높았고 기록 작성 시간도 54%정도 단축된 것으로 확인하였습니다. 이에 Y-KNOT을 시작으로 AI 기반의 의무기록 작성 모델 확대 적용에 대한 요구는 점점 높아지고 있어, 현재 초진환자의 타병원 의무기록 사본 요약, 환자의 진료 및 치료 히스토리 요약, 의사-환자 진료 중 대화 내용을 요약하여 의무기록으로 작성해주는 모델 개발도 검토 중에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AI 기반의 이상적인 작성 모델은 진단별 임상진료지침에 기반하여 처방 및 치료 등 임상경로를 가이드하고 각 단계별 치료 과정에 따라 진료기록이 자동 생성되는 형태입니다. 또한 향후에는 영상, 음성, 생체신호 등 다양한 데이터와 결합된 멀티모달 AI 시스템 구축을 통해 새로운 형태의 EMR 작성 프로세스가 구현될 것으로 보입니다. 여기에 의사결정지원시스템(CDSS) 기능까지 통합된다면 진료의 질과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KNOT 시스템은 EMR에 LLM을 통합하여 실제 환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의무기록 초안을 자동생성하는 국내 최초의 실용 사례로, 의료 AI 기술의 임상 적용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라 할 수 있습니다.
비록 현재는 기술적 보완이 필요한 부분과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존재하지만, 실제 임상 현장에서 적용되었다는 점에서 실용성과 혁신성을 갖춘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향후 시스템의 고도화를 통해 성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데이터 품질 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생성된 기록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검증 절차 및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야 합니다. 특히, 의무기록의 법적·임상적 중요성을 고려할 때, AI가 생성한 기록이 의료진의 판단을 보조하는 수준을 넘어, 실제 진료에 안전하게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품질 관리 및 책임 구조가 필수적입니다.
AI 기술의 지속적인 발전과 함께, 의무기록 작성 모델 또한 점차 고도화되어 보다 정교하고 혁신적인 형태로 진화할 것으로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