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일반인 수기 공모전 당선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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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중환자의학회Issue 46
2025-06소속
KSCCM2025년 4월 25일(금) 코엑스 마곡에서 진행된 ACCC 2025에서는 수기공모전 입상자들을 모시고 시상식을 진행하였습니다.
현장 참석하신 대상, 금상, 우수상 수상자 3분께 지면 인터뷰를 요청 드렸습니다.
(수상자분의 생생한 인터뷰를 위해 보내주신 원문을 최대한 유지하였습니다.)
Q. 먼저, 기고문 수상자로 선정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대상 수상자(김ㅇㅇ): 정말 많은 글들이 올라가 있어서 생각을 못하고 있었는데 수상자로 선정해 주시고 대상이라는 귀한 상 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금상 수상자(정승욱): 우선 감사드립니다. 제가 입원과 수술했던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 ICU에 근무하시는 모든 분들 덕분에 제가 지금 이렇게 무탈하게 지내며 이런 소중한 기회의 수기 공모전에 입상까지 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분당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제 모든 진료를 관장하고 보살펴주시는 순환기내과 윤민재 교수님을 비롯해, LVAD 수술을 성공적으로 해주신 심장 흉부외과의 김준성 교수님. MICU에서 모든 치료와 회복을 위해 밤낮으로 신경써주신 순환기내과 조형원 교수님과 전공의 선생님들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매일을 가족처럼 친구처럼 보살펴주신 분당서울대학교병원 MICU 박근태 수간호사님과 문은애 수간호사님. 길예원 간호사님, 박승철 간호사님, 김해인 간호사님, 김가현 간호사님, 이정은 간호사님, 김한길 간호사님을 비롯한 모든 간호사님들과 재활을 책임져주신 재활의학과의 허석영 선생님 감사드립니다.
제가 수술 후부터 회복까지 분당서울대학교병원의 SICU와 MICU, CCU를 거쳐 일반 병동까지의 과정을 거쳤는데 그 2달의 시간 동안 절 돌보아주신 모든 ICU의 의료진 덕분에 제가 수술 후 건강히 완쾌하고 LVAD가 잘 적응되어 이렇게 일상생활을 영위하고 있는건 모든 의료진들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동상 수상자(김향미): 중환자실을 통한 아빠와의 이야기를 통해 상까지 받게 되어 정말 감격스럽고 의미 있게 느껴집니다.
그 시간들을 함께 견뎌낸 가족들과 이 기쁨을 나눌 수 있어 제게는 더욱 소중한 순간이고, 저 혼자만의 기쁨이 아니라, 함께 울고 웃었던 우리 가족 모두의 기쁨이라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경험이 앞으로의 삶에도 큰 힘이 되어줄 것 같습니다.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Q. 기고문 공모를 알게 되신 계기가 궁금합니다. 아울러 직접 글을 기고하게 되신 배경이 따로 있을까요? 중환자실과 관련해 어떤 경험을 바탕으로 쓰셨는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 기고문은 우연히 접한 뉴스 기사를 통해 알아서 쓰게 되었고 제 수기는 제가 중환자실에 들어가는 과정부터 나오게되는 과정까지 그리고 그 안에서의 히스토리들을 담아서 쓰게 되었습니다.
정 : 대한중환자의학회의 수기 공모는 MICU에서 절 치료해주셨던 순환기내과의 중환자실 조형원 교수님께서 박근태 수간호사님을 통해 제게 알려주셨고, 공모전에 글을 쓸 수 있도록 공모전에 대한 정보를 주셨습니다. 중환자실과 관련해서는 저는 일단 혼수상태와 섬망 증세 등 살면서 겪어보지 못했던 힘든 경험을 했고 그리고 호전되었다가 악화되는 과정을 겪으며 좌절도 있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희망을 느꼈고, 이런 일련의 과정을 혼수 상태 이후에는 거의 모든 것을 기억할 정도로 또렷한 인지 상태에서 지냈기에 제가 인지했던 이런 중환자실의 현생을 사실적으로 쓰고 싶었습니다.
김: 아빠가 큰 사고를 당하시고 중환자실에 입원하셨을 때, 제 앞은 그야말로 끝도, 희망도 보이지 않는 어둠이었습니다.
‘피가 마른다’는 표현이 이렇게 현실적일 수 있다는 걸 그때 처음 느꼈어요.
너무 마음이 무너지다 보니, 오히려 누구에게도 제 마음을 털어놓을 수 없었습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매일같이 그날의 심정을 글로 적어내려가는 것만이 저를 버티게 해주는 유일한 방법이었어요.
그렇게 중환자실과 관련된 정보를 검색하다가 우연히 대한중환자의학회와 수기 공모전 소식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 느꼈던 긴박함과 절박함, 그리고 희망을 향한 작은 바람을 글로 남겨두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용기를 내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거나, 중환자실이라는 공간을 조금 더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제 이야기를 전합니다.
Q. 기고문에서 말씀하시고자 하는 핵심 내용은 무엇이었을까요? 기고문을 쓰실 때 어려우셨던 점은 없으셨을까요? 또는 새롭게 알게 되거나 생각헤 보게 된 측면은 무엇일까요?
김: 저의 이야기라서 쓰는데 어려운점은 없었고요, 핵심 내용은 중환자실에 갈만큼 상황이 어려워지더라도 희망과 또 기적이 있다는걸.
그리고 무섭고 딱딱하게만 인식되는 중환자실이지만, 그 안에서의 또다른 따뜻함이 존재한다는 걸, 지금 힘든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에 집중을 했습니다.
정: 처음에는 잘 쓸 수 있을까 고민했었는데, 수기이니까 제가 중환자실에서 겪었던 일을 최대한 사실적으로, 이 수기를 읽는 분들로 하여금 어떠한 일이 있었는지 알기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최대한 미사어구, 감상적인 표현을 자제하고 쓰려고 했습니다. 이를 토대로 누군가 중환자실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이 있거나 혹시 모를 의심이 드는 분들께, 그리고 혹시나 LVAD 또는 다른 큰 수술을 앞두고 있는 분들께 수술 이후의 중환자실의 생활이 그렇게 어렵고 무섭지 만은 않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수술 후에 그렇게 중환자실에서 보낸 시간이 얼마나 소중한 시간이었는지 알게 되었고, 힘든 상황에서도 중환자실에 입원 해있는 환자의 회복과 건강을 위해 애쓰는 많은 의료진들이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습니다.
중환자실에 거의 상주하시다 시피 하는 교수님과 전공의 선생님들. 그리고 매일 매일 너무 많은 환자들의 케어를 담당하는 간호사님들의 노고가 이렇게 크다는 것도 새삼 알게 되었고 또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상황에 근무하시는지에 대한 것도 새삼 알게 되었습니다.
김: 중환자실이라는 낯설고도 버거운 시간을 지나며, 하루하루가 무너져 내리는 심정이었습니다.
불안과 두려움 속에서 궁금한 것은 너무 많았고, 경험자들의 이야기나 의료 정보를 찾아 해맸던거 같아요.
그 과정을 겪으며, 저와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고 중환자실에 대한 정보와 회복을 향한 소망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아빠의 중환자실 입원부터 회복에 이르기까지의 심경과 과정을 기록했습니다.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중환자실과 가족을 간병하는 이들의 커뮤니티를 찾기 어려웠다는 것인데요, 이번일을 계기로 가족을 간병하는 사람들과 정보를 나누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만들어볼 계획이에요^^
Q. 평소 중환자실과 중환자의학에 대해 얼마나 알고 계셨을까요? 중환자실에 대해 알고 계신 이미지와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들에 대한 인식에 대해 궁금합니다.
김: 그냥 딱 일반 사람들처럼 드라마에서 접하거나 뉴스에서 접했던 그 모습, 그 정도 지식이였던거 같아요. 근데 접해보니 화면으로는 보이지 않았던 것과 훨씬 생생한 현장의 모습에 놀랐고 정말 애쓰시고 있구나를 확실하게 느꼈습니다.
정 : 평소 중환자실과 중환자의학에 대해 많은 것을 알지 못했습니다. 그저 치료하기 힘든 병을 얻은 중환자들의 치료를 하는 병동이라는 것. 그리고 불치병의 환자들이나 임종하시기 전의 힘든 환자들이 거쳐가는 곳. 또는 마취를 동반한 수술 직후 의식 회복을 위한 그저 거쳐가는 곳이라는 것이 제가 가졌던 중환자실에 대한 이미지였고,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의사, 간호사들에 대한 인식 또한 일반 병동 또는 진료과에 근무하는 의료진들과 별반 차이가 없는 일을 하는 것이라 인식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곳 중환자실 병상에 2달 넘게 누워서 지켜보고 겪어본 바로는 중환자실을 겪기 전 인식했던 것과 너무나도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물론 중환자실을 거의 무의식 또는 인지가 또렷하지 않은 상태에서 거쳐가는 환자분들은 잘 모르시겠지만, 전 너무도 또렷한 인지를 가진 상태에서 중환자실을 겪었기에 그 기간 느꼈던 감정은 사뭇 달랐습니다.
김: 중환자실은 그동안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아왔고, 남의 이야기처럼 느꼈던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직접 그 안에 들어서고 나서야, 그곳이 얼마나 절박하고 간절한 공간인지 알게 되었어요.
중환자실은 가족 면회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 입장에서는 잠깐의 면회 시간 동안 만날 수 있는 의료진의 말 한마디, 표정 하나, 손짓까지도 모두가 중요한 정보가 됩니다.
간호사 선생님들과의 전화 통화 한 통에서 들려오는 말에 따라, 보호자들은 마치 하늘과 땅을 오가는 듯한 심경의 변화를 겪곤 하기도 하고여...
의료진이 따뜻한 말투로 안심시켜주실 때면 큰 위로가 되고, 반대로 조금이라도 부정적인 뉘앙스가 느껴지면 보호자의 마음은 한없이 무거워지곤 합니다.
의료진이 전달해주시는 정보는 단순한 '설명'이 아닌, 보호자에게는 희망이자 삶을 지탱하는 끈이 되기도 합니다.
고된 환경에서 일하고 계시고, 워딩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는 걸 잘 알지만 머리가 아닌 마음으로 환자와 보호자를 바라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Q. 중환자실에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진이 활동하는 대한중환자의학회에 남기고 싶거나 건의하고 싶으신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 : 항상 환자곁에서 밤낮으로 지켜주시는 노고에 감사를 드리고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정 : 병원에 근무하시는 모든 의료진 분들 중 고생하지 않는 분 어디있겠냐마는, 제가 중환자실을 직접 겪어보니 ICU에 근무하시는 분들만큼 대단한 분들이 없다는 것을 중환자실에서 혼수상태에서 돌아오고 2달이라는 시간동안 지내면서 알게 되었습니다.
중환자실에 가득찬 병상의 환자들의 시시각각 변화는 상태에 따라 매분, 매시간마다 적절한 처방을 하고 시의 적절한 처치를 하는 담당 교수님과 주치의 전공의 선생님들.
그리고 근무시간 내내 서서 담당 환자들을 돌보는 어사인 간호사님. 주치의 선생님의 처방에 따라 한시간에도 몇 번씩이나 처포방 오더를 쳐내고 매일 오전이면 담당 환자들 소독샤워에 수시로 기저귀 처리 및 욕창 방지를 위한 2~3시간 마다 포지션 변경 등 너무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제 두 눈으로 보고 느꼈습니다.
환자의 급격한 상황 변화에 따라 퇴근시간이 지난 늦은 밤에도 갑자기 나타나시는 교수님과 주치의 선생님. 그리고 하루 종일 담당 환자들을 보고서도 할 일이 또 남았는지 2~3 시간은 기본이고 퇴근을 안하시는 간호사 선생님들. 매일 그런 루틴한 환자 케어는 기본이고 그런 물리적인 업무 외에도 담당 환자의 감정 변화에 따른 심경의 컨디션 체크 외에도 간혹 발생하는 예민한 보호자들의 컴플레인에 대한 응대까지.
제 형수님도 타 병원의 간호사로 수술방에서 업무를 하는 간호사이지만, ICU에 계시는 분들만큼 고생하시는 분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2달이 넘게 이어진 길다면 긴 중환자실 생활에서 버틸 수 있었던 것은 분당 서울대학교 병원 MICU에 근무하시는 조형원 교수님과 박근태 수간호사님을 비롯한 모든 선생님들 덕분이었습니다.
현재 여러가지 상황들로 의료진 분들의 근무가 더욱 힘드실꺼라는 것을 알지만, 그래도 여러분 덕분에 저 같은 사람이 또 힘을 얻고 생명을 연장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다시 한번 자부심을 가지고 지쳐 포기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감사드립니다.
김: 중환자실 경험을 기록으로 남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주셔서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매일 환자의 생명을 지켜내기 위해 헌신해 주시는 여러분의 노력과 전문성 덕분에 많은 환자와 가족들이 다시 희망을 품을 수 있습니다.
의료 현장의 소중한 목소리가 잘 전달되고, 의료진 여러분의 노고가 더 많이 존중받는 환경이 만들어지기를 바랍니다.
늘 건강하시고, 지치지 않기를 응원합니다.
귀한 시간 내주신 세 분께 감사드립니다.
이번 공모전을 통하여 경험을 나누어 주신 모든 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현재도 중환자실에서 각자에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계신 의료진, 환자, 가족분들께도 좋은 일들이 있으시길 바라며 인터뷰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