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ICM lives 2023 참관기

ESICM lives 2023 참관기

  • 작성자

    김수아
  • Issue 38

    2023-12
  • 소속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과계 중환자실

안녕하세요? 고려대학교 안산병원 내과계 중환자실에서 근무중인 김수아입니다. 이번 ESICM lives 2023에 대한중환자의학회의 지원을 받고 다녀와 참관기를 남깁니다.


저는 내과 general ICU를 보는 전담의로는 드물게? 순환기내과 전문의입니다. 그래도 주로 보는 환자군은 여느 중환자실이 그렇듯 패혈증과 폐렴, 급성 호흡부전 증후군이 주류를 이룹니다. COVID-19와 함께 3년을 보내고 나니 더더욱 VA ECMO보다 VV ECMO가 익숙하고 기계환기기가 제 1번 무기가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뭔가 선택을 할 수 있을 때면 매번 혈역학에 대부분의 시간을 쏟아온 것 같아서 이번 학회는 급성 호흡부전 증후군과 기계 환기를 저만의 주제로 잡고 pre Congress course 기간 부터 Advanced Master Course in Acute Respiratory Failure and Mechanical Ventilation 수업을 신청해서 들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자면 주제를 정해서 본격적으로 여러 세션에 걸쳐 진행되는 강의를 듣는 건 처음이었는데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고 여러모로 도움이 되었습니다. Precongress course는 학회 시작 전부터 미리 virtual course를 통해 audience의 수준을 맞추기 위한 기본 자료를 제공해주었고 본격적인 강의는 실제로 각자의 중환자실에서 어떻게 기계 환기가 이루어지는지 확인하고, 발표자가 이야기하는 치료 방식이 각각의 다른 중환자실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 또, 어떤 현실적인 문제가 있는지를 나누면서 굉장히 interactive한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강의는 여러가지 임상적인 내용들을 굵직한 연구 결과뿐 아니라 생리학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 해석을 통해 그 필연성을 보여주어서 때로는 어려웠지만 더 설득력 있고 재미있었습니다. 게다가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대단한 페이퍼를 찍어내는 대가들이 공들여 만든 강의를 오프라인으로 넘치도록 들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이었는데 연예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신이 나기도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교육 목적의 강의 마저도 참가자들과 깊이 있는 디스커션이 활발하게 진행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와 이런 판을 만들어낼 수 있는 이들의 진행력이 부러웠습니다.


강의의 큰 주제는 PEEP titration과 Recruitment 그리고 Transition to assisted ventilation이었는데 매번 접하면서도 해결하지 못한 채 답을 뒤로 미루고 또 닥치면 반복적으로 고민했던 주제들이어서 더 좋았습니다. 특히 어떤 환자군에서 어느 정도의 PEEP을 줄 것인지에 대한 이슈는 저에게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인데, 물론 코카시안은 아시안과 개체의 특성이 좀 다를 거라 생각하지만, 생각보다 많은 센터에서 ARDS 환자에 high PEEP table을 적용한다고 손을 들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이런 간극을 나도 electrical impedance tomography 나 esophageal balloon 같은 장비들을 통해 눈으로 확인하고 메워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이제 불가능하지 않은 환경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저에게도 곧 기회가 오기를 바라봅니다.


Pre course를 너무 열심히 들었는지 본 학회가 시작되고 나서는 개인적으로는 열기가 좀 식기는 했지만 코로나 3년간의 힘들었던 시간을 결과로 빛내준 저희 병원 COVID-19 VV ECMO 데이터도 발표하며 나눌 수 있었고, Pneumonia나 ARDS 같은 강의를 골라 들으면서 앞선 이틀 동안 들었던 강의들을 정리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학회 기간 내내 날씨가 흐리고 비도 자주 와서 좀 섭섭 했지만 비가 잠깐 그친 그 사이에도 밀라노의 하늘은 멋졌고 숙소에서 학회장에 가는 길은 아기자기하고 예뻤습니다. COVID-19 이후 학회 관련해서 가장 좋은 점은 학회가 끝난 후에도 온라인으로 놓친 강의를 다시 들을 수 있다는 점 아닐까 싶습니다. 그 덕분에 물론! 아쉬움 없이 과 외의 즐거운 시간들도 보낼 수 있었습니다. 멋진 곳에서 좋은 사람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도와주신 중환자의학회에 감사드립니다.



 

학회장 가는 길 1. 학회 기간 내내 날씨가 흐리고 비가 왔다.

 


 

학회장 가는 길 2.
우산을 쓰고 길을 나섰지만​ 금세 해가 났고, 예쁜 길거리를 발걸음 경쾌하게, 마음 즐겁게 걸을 수 있었다.


 

숙제를 마친 기분으로 포스터 앞에서도 사진 한 장.

TOP